• 박정수

작품설명
당신에게는 보호해주고 싶고 아껴주고 싶은 보물 같은 존재가 있는가. 우리 부모님은 아들인 나와 동생이라 답할 것이고, 어린 남자아이는 비싼 로봇 장난감이라고 할 것이다. 사랑에 빠진 사람은 여자친구 혹은 남자친구라고 답변할 것이다. 본인은 숭례문이 보물 같은 존재라고 말하고싶다.

 대체 저런 재미없어 보이는 건물을 여자친구 삼듯 좋아하는 것인가? 하고 잔소리해대는 사람이 있다. 그럼 난 이렇게 답한다. 난 잠깐 좋아하다가 금방 질려 하는 바람둥이 같은 성격이다. 그런데 숭례문만큼은 10년이 지나도 질리지 않을 정도로 마약에 중독된 것처럼 빠지게 되었다. 다양한 반찬을 먹어서 입이 심심해지지 않는 것처럼 여러 굴곡으로 이루어진 목재 구조물은 보는 내내 눈을 재미있게 하였다. 누구나 외형뿐만 아니라 내향적인 면도 잘 살펴보라고 하였는데, 이번에는 제외라고 느껴질 정도로 숭례문에 매료당하게 되었다. 

 초등학교 6학년 어린 학생 때 느꼈던 경험은 단순히 입만 벌린 거 아니냐는 추궁을 하겠지만, 순정만화와 같은 어릴 적에 숭례문에 처음으로 사랑에 빠진 것은 거짓말이 아닌 진심 어린 마음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인간은 누구에게나 욕심이라는 감정이 들기 시작한다. 좋아함을 넘어서 옆에 가까이 있고  싶어 하고 갖고 싶어진다. 본인도 해당하던 부분이었다. 그래서 숭례문을 모형으로 만들기 시작하고 작은 종이에 사진을 보면서 그리기 시작하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욕심이 아닌 욕망으로 변질하여졌다. 갖고 싶어지기보다는 필요로 하는 존재가 되었다. 마치 10년 된 친한 친구처럼 서로 힘들어할 때 위로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못 보는 시간이 많아지면 심적으로 초조해지기 시작한다. 작가 본인은 힘들어 할 때 누군가를 의지하는 성격이 매우 강한데 숭례문에도 몸에 좋은 약에 의존하듯이 살아간다. 

 숭례문이 왜 좋습니까? 하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본인이 초등학교 6학년 때 숭례문이 불에 전소된 뒤에 다른 사람들이 붕괴한 기괴한 모습에 경악하고 아름다움을 느끼지 못했을 때, 나는 불타는 와중에도 목구조 물 사이에서 불꽃이 튀는 모습에서 첫사랑에 빠진 것처럼 빠져들기 시작하였다. 누구에게나 첫사랑은 잊히지 않은 경험이다. 본인은 10년이 넘은 지금도 뉴스에서 숭례문이 불꽃에 튀는 모습을 보며 눈 빠지게 바라봤던 경험은 아직도 눈앞에서 생생하게 기억난다. 왜 다른 사람에게는 끔찍한 이 광경이 작가 본인에게는 첫사랑에 빠진 것처럼 사로 잡힌 걸까?

 나중에 돼서야 화재 전의 숭례문을 보게 됐는데, 화려한 단청 사이에서 경복궁과는 다르게 꽃을 피울 듯 말 듯 한 단아한 목구조 물에 감동하였다. 경복궁은 임진왜란 이후 재건된 건물이었기에 조선 후기 양식으로 이루어진 목구조 물로 이루어져 있었다. 반면 숭례문은 조선 초기 양식이 잘 살린 문화재였기에 화려함 대신에 단아한 맛이 있었다. 불이 났을때에도 붕괴하기전 연기만 나는 상태에서도 단아한 아름다움은 굳건히 지키고 있었다. 어릴 적 본인에게는 화려함보단 단아한 미가 더 좋았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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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추계예술 대학교 서양화과 재학

개인전

2017 <서울에서의 날들> 개인전


그룹전

2016 청주대학교 비주얼 아트학과 <야시시> 단체전


수상이력

2016 충청북도 미술대전 예술총회장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