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은지

작품설명
나는 어떤 존재들의 실재함을 통해 부재를 봅니다. 그 공백 속에 몽상가는 빠져듭니다. 최근의 작업들은 주로 여백을 통해 무엇을 드러내기보다, 비움으로써 새로운 것을 채우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공간을 채우는 일보다 적당한 여백을 남겨두는 일은 좀 더 사색과 감상의 깊이를 더합니다. 그것은 오히려 더 많은 생각과 철학을 담는 그릇이 되었습니다. 삶에 대한 명상과 성찰을 동반하고 몽상의 세계로 안내하는 그 공간은 매번 다른 얼굴로 다가옵니다. 어떤 날은 나를 위로하고 공감하며, 또 어떤 날은 반성하게 만드는 등 그 날 그 날의 감정에 따라 다양한 표정을 하고 있습니다. 때론 멍하게 그 곳을 바라보고 있으면 대상은 사라지고 추상적이고 초현실적인 유토피아를 경험하기도 합니다. 새로운 생각이나 감정들을 꽃 피우고 일상이 낯설어지는 것을 경험합니다.

 필수적이지 않아도 기쁨을 주는 것들. 가스통 바슐라르는 인간의 삶에는 객관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요소들이 있고, 그것들은 자생적인 생명력을 갖고 있으며, 항상 인간의 내면에서 새로운 에너지로 작용한다는 것을 이야기 했습니다. 그러한 현상들 중 몽상에 대해 언급하면서 그것이 상상력의 근원이 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지만, 노동의 시간에 몽상의 활동을 박탈당한 현대인들은 상상력의 발휘를 어려워하고, 손쉽게 주어지는 외부 이미지에 열광하며 ‘이미지 폭력’을 당하고 있습니다. 저는 작업을 통해 몽상의 세계로 안내하며, 내면의 움직임을 나만의 시각언어로 표현하고자 했는데 이들은 자유와 꿈, 희망, 불안, 우울 등의 복잡 미묘한 감정들을 품고 있습니다. 이미 다 커버린 어른들이게 몽상이란 새로운 소설이나 동화의 첫 페이지와도 같습니다. 그 다음의 전개는 관객 각자의 경험과 마음속에서 자라나게 됩니다.

 사실 저는 작업을 하는데 있어서 어떤 뚜렷한 명제를 들이대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 것은 무엇을 말해야 할지 정확하고 노련하게 알고 있지 못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딘지 좀 불안 할 때도 있는 반면, 뭐든지 꾸준하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좋은 작업에 대해 고민 할수록 점점 더 모호해지는 기분이 듭니다. 말끔함이나 난잡함에 뒤섞여 있는 미술은 나에게 성공이나 지식을 가르치지 않았습니다. 그런 미술을 통해 누구를 설득시키고 무엇을 판단하는 것이 가능할까요. 나는 어디론가 흘러가고 있을 뿐입니다. 작업은 그런 나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때문에 무엇을 섣불리 단념하기 전에 사유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가지려고 노력합니다. 작은 것을 사소하게 넘겨버리고, 내일만 생각하기 바쁜 모습을 뒤로하고 삶에 대한 새로운 생각들을 그립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느낌표보다는 물음표로 끝나는 영화처럼 열린 결말을 지향합니다. 누군가는 모호하고 뚜렷하지 못한 결말보다 확실한 정답을 추구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구지 대단한 목적과 목표를 필요로 하지 않고도 열린 결말 속에 휴식의 기분을 느낄 수 있으면 좋다고 생각합니다. 매순간 힘들게 달리다가도 휴식이 필요한 것처럼 자유를 향한 동경과 희망 속에 여유를 엿보고 찰나의 아름다움 속에 머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하늘 한 번 쳐다보기 힘든 요즘 일상에서 다시 희망을 찾길 바라는 마음을 작업에 투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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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중앙대학교 첨단영상 대학원 예술공학과 박사 수료
2013 국민대학교 예술대학원 회화과 석사 졸업
2010 국민대학교 예술대학 회화과 학부 졸업

개인전

2018 하늘바라기 (갤러리 리채/광주)

2017 Paradis (다이소 갤러리/서울)

2015 Bare Branches (상상채굴단/서울)

2014 Sometimes in April (성북창작센터 갤러리 맺음/서울)

2013 꿈의 대화 (EDA 갤러리/서울)

 

그룹전

2016 표현된 공간 (아트큐브 136/천안)

2014 낙서 (언오피셜프리뷰 갤러리/서울)

2014 아티스트의 벽 (공아트 갤러리/서울)

2010 푸른 하늘을 보다 (아시아프/서울)

2010 신인작가 발굴전 (갤러리 각/서울)

2010 열린 성벽 프로젝트 (대치동 메디슨 빌딩/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