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엘리

작품설명
상처받은 치유자를 위해 준비하는 만찬
:감정의 매듭을 풀어내는 예술적 위로에 관하여

나의 작업은 일상 속 크고 작은 사건들로 인해 생긴 감정과 기억해야 순간들을 담아 낸다. 이것은 제대로 처리되지 못한 감정의 잔여물, 즉 축적된 멜랑콜리를 다시금 위로하며 동시에 아름답고 행복했던 기억을 소환해 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 작품이 담고 있는 사랑과 위로의 메시지는 축하라는 이름으로 포옹과 따스함, 유쾌한 복수와 상쾌한 관점의 변화를 선사한다. 또한 사랑했던 대상에 대한 상실감, 스스로의 존재에 대해 거절당한 경험, 그리고 무의식 적으로 기억 저장고에 자리잡은 상처를 사랑으로 풀어내는 과정을 보여준다. 기억의 저장 형태를 선택할 수 있는 충분한 고민의 시간과 여유가 주어지지 않아 그대로 뾰족한 모서리가 남은 마음, 그리고 타인과 사회에 의해 결정지어진 수동적 감정과 그 결과에 대해 혼자 책임 지고 가야 했던 시간들 또한 위로하고 있다.
강제적 감정의 거세로 어떠한 의식조차 치루지 못한 고독과 우울, 망각과 무심함에 대해 나는 긍정적 가치를 부여하는 의식을 치러 준다. 축하 받아도 되는, 축하 받지 못한 개인의 재난에 대한 위로와 공감, 그리고 아픔이 아닌 특별하고 감사한 순간으로의 재해석을 하고 있다. 이것은 인간의 결핍된 심리 상태와 채워지지 않는 공허한 정서를 예술로 채우는 행위이다. 마치 영화 ‘친절한 금자씨 ’에서 아동유괴살인 피해자 부모들이 범인을 살해한 후 다같이 금자씨가 만든 케이크를 나눠 먹던 장면처럼 나는 유쾌하고 독특하지만 가볍지 않은 위로와 그에 따른 치유의 과정을 사랑이라는 표현 방식으로 섬세한 표현들과 생동감 있는 색감의 조화를 담아 나타낸다. 
작품은 타자가 가지고 있는 내면의 원동력을 끌어내며 위축된 자아에 생명력을 전달한다. 억지스럽고 무례하지 않지만 절실한 사랑을 호소력 있게 외치고 있다. 작품의 형태는 케이크를 비롯한 파티 푸드의 형태로 누군가를 위해 요리하는 주방, 설레 이며 준비된 음식을 진열하고 기다리는 공간, 그리고 우리의 파티가 이루어 지는 현장 으로 구성 된다.                         
이것은 모두 ‘타자에 대한 정열적 지지와 사랑, 위로와 치유의 음식’ 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또한 음식을 준비하는 손길의 정성, 요리의 설렘과 재미 그리고 대접하는 행복을 보여준다. 
음식은 사람에게 에너지를 내도록 열량을 제공하는 역할로 끝나지 않고 후각과 미각을 이용해 기억의 저장소 hippocampus 에 맛의 감동을 전달해 저장된다. 이는 인간이 음식으로 위로 받는 것이 가능하다는 의학적 증거이다. 우리가 때로 소울푸드, 위로음식 으로 지칭하여 음식으로 마음을 치유하는 행위는 다이어트의 강박과 같은 ‘파란 코끼리의 압박’ 에서 벗어나 마음 놓고 먹기 위한 합리화가 아닌 실제적이며 부드러운 자가 치유 방법이다. 내가 만드는 음식들은 실제로 향을 담거나 맛을 볼 수 없지만 시각적으로 관람자를 상상계로 이동시켜 음식을 관찰하고 향기를 맡고 침이 고이는 것이 가능케 한다. 후각과 미각을 자극하고 식감을 느끼며 음미하는 행위를 통해 깊은 내면의 저장되어 있는 행복하고 따듯한 기억을 떠오르게 한다.  마르셀 푸르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의 마르셀은 마들렌을 따뜻한 홍차에 적셔 한입 베어먹는다. 그 순간 뜻밖의 어린 시절의 추억이 떠오르며 잊었던 행복이 소환되고 이는 마르셀의 정서적 허기를 풍만하게 채워준다. 

“나는 마들렌 조각이 녹아 든 홍차 한 숟가락을 기계적으로 입술로 가져갔다. 그런데 과자 조각이 섞인 홍차 한 모금이 내 입천장에 닿는 순간, 나는 깜짝 놀라 내 몸속에서 뭔가 특별한 일이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어떤 감미로운 기쁨이 나를 사로잡으며 고립시켰다. (…) 그러다 갑자기 추억이 떠올랐다. 그 맛은 내가 일요일 아침마다 레오니 아주머니 방으로 아침 인사를 하러 갈 때면, 아주머니가 곧잘 홍차나 보리수차에 적셔서 주던 마들렌 과자 조각의 맛이었다." {‘잃어 버린 시간을 찾아서 中 제 1 권 스완네 집 쪽으로’ 에서 발췌}
이 마들렌과 홍차의 향처럼 미각과 후각으로 기억을 끄집어 내는 효과를 '프루스트 효과' 라고 한다. 프루스트는 실제로 이 마들렌을 통해 상실된 자존감을 회복하는 경험을 가진다. 이렇게 푸르스트의 마들렌에 첨가되어 있는 ‘sixth sense’, 즉 인간의 오감을 넘어 ‘기억을 만드는 후각과 미각’ 을 상징하는 여섯 번 째 감각은 작업 할 때 꺼내는 나의 레시피에서 폴리페놀 (안토시아닌과 클로로겐산이 포함된 항산화 성분으로 우울한고 불안한 기분을 가라앉히며 스트레스로 인한 뇌 손상을 막아준다. 또한 체내활성산소를 몸에 유해하지 않도록 바꾸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만큼 중요한 식재료 ‘ingredient’ 가 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 여섯 번 째 감각을 자극하는 ‘맛’ 을 느끼는 능력은 점점 퇴행하며 어려워 진다. 감성적으로 충만한 어린 시절에는 직접적으로 후각과 미각에 영향을 미치는 감정을 오랫동안 유지된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 감에 따라 이성적 판단이 병행 되는 청각, 시각에 더 의존해 사물과 상황을 인식, 기억하게 된다. 나이가 들면서 점점 필요해 지는 감각이 아이러니 하게도 어릴 적 저장된 기억에 의존된 다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멜랑콜리의 감정을 가지고 살아간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기질적으로 완벽하게 멜랑콜리의 카테고리에서 자유 할 수는 없다. 살아가면서 마주하는 인생 다반사에서 이 멜랑콜리의 검은 담즙이 엄습해 올 때, 떠올려야 할 기억과 선택할 수 있는 감정이 있다. 나는 치열한 삶 의 적장에서 가장 쉽게 마음에 쥘 수 있는 무기가 되어주는 것이 음식이라고 말해준다. 음식으로 위로 받지 못할 슬픔은 없고, 먹고자 하는 마음만 있어도 멜랑콜리의 ‘ACT’ 버튼은 비상 체계에서 해제 된다. 
나는 길을 잃고 헤매다 과자집을 찾아낸 헨젤과 그레텔처럼 마음의 길을 잃은 누군가가 정서적 방황 가운데 우연히 마주한 판타지 속 음식을 요리한다. 테이블 위에 올려진 음식을 마주하는 나의 게스트는 외면당하거나 잊혀진 사건을 다시금 가장 소중한 기억으로 만들어 주는 마법을 선물 받게 된다. 달콤한 음식의 냄새와 사랑스럽고 재미있는 음식들의 시각적 자극, 부드러운 목 넘김과 기분이 좋아지는 맛의 음미를 통해 행복했던 기억과 사랑받았던 순간들이 회자되기 시작한다. 특별한 초대에 응한 그들은 명랑한 멜랑콜리커가 요리하는 마법의 주방과 흥미로운 디저트들이 판매되는 신비의 베이커리, 그리고 사랑스럽고 밝은 다이닝룸의 출입이 허락된다. 그 장소에서 나의 게스트는 이유 없이 많이 웃고, 유머러스한 상상들을 나누고, 때론 상대에 대한 복수의 시나리오를 코믹하게 지어내 본다. 우리는 같이 또 울고 웃고 먹고 마신다. 나는 또 다시 요리하고 나의 게스트는 이번에 조금 더 용기를 내어 주방에 들어와 치유 대상자의 위치에서 치유자로 이동한다. 그리고 다음엔 다른 게스트를 초대하여 본인이 느꼈던 특별한 사랑법을 선물한다.
내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얼마만큼 절실하게 당신의 상실에 아프게 공감하는지, 그 애타는 사랑의 마음이 전달되는 오롯이 당신을 위한 음식. 두근거리는 마음과 분주한 손놀림으로 정성을 다해 준비한 음식의 테이블로 초대하는 자리에서 귀빈貴賓의 자리에 앉는 오늘.   나는 상실된 것들의 재탄생을 기념하기 위해 생일이 아닌 오늘을 축하하며 ‘뜻밖의 축복’을 경험하는 타자의 치유를 응원하고,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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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조소과
2006 graduate AUT Bachelor of Fashion Design/AUT 무대미술/무대의상 전공

개인전

2020 양평 군립미술관 아트컨테이너 선정작가 개인전

2011 Korea `River view 8` gallery exhibition 서울시 주관 광진교 리버뷰 8번가 공모전 당선 개인전

2010 Korea `Jazzy MAS` gallery exhibition 가로수길 재지 마스 ‘200 outrageous project’ 개인전


그룹전

2020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The Parallel World 그룹전

2020 양평 군립미술관 THE ART POWER 2020 언택트 온라인 전

2019 평택호 예술관 PARALLEL 그룹전

2016 성수동 복합문화공간 러스티드 아이언 초대전

2016 인사동 한국 문화 센터 `브랜드의 몰락` 그룹전 기획 및 작품참여

2015 강원도 정선 삼탄 아트마인 초대작가 그룹전

2013 USA, NY Chelsea St` EMOA gallery ` exhibition 뉴욕 첼시 이모아 갤러리 공모전 당선 그룹전

2012 Korea `EW gallery` exhibition 강남 반포동 EW 갤러리 초대작가 그룹전

2006 10 NZ WIFT (Women In Film and Television) fashion show costume designer

뉴질랜드 필름 앤 텔레비전 무대의상 디자인 단체전

2006 09 NZ L’Oréal Fashion Week Rookie show costume designer

뉴질랜드 로레알 패션쇼 코스튬 부문


아트페어

2019 아시아프 조형부문 히든 아티스트

2019 캠퍼스 아트 페어 / 갤러리 고도